- 평점
- 7.9 (2003.05.08 개봉)
- 감독
- 폴 토마스 앤더슨
- 출연
- 아담 샌들러, 에밀리 왓슨,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루이스 구즈만, 메리 린 라즈스쿠브, 리코 부에노, 헤이즐 메일룩스, 줄리 허멜린, 리사 스펙터, 미아 와인버그
독특한 사랑이야기를 보고 싶나요?
독특한 사랑이야기를 원하시나요? 그렇다면 <펀치 드렁크 러브>는 어떠신가요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 것 같은 스토리와 캐릭터들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펀치 드렁크는 복싱 선수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증세로 뇌에 많은 충격과 손상을 받은 사람에게 주로 나타나는 뇌세포 손상증이지만 영화에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첫눈에 반한 사랑"이라는 뜻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영화는 '배리 이건(아담 샌들러)' 앞으로 어떤 차 한 대가 굉음을 내며 고장 난 오르간을 두고 갑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카센터를 찾아온 '레나 레나드(에밀리 왓슨)'를 만나게 됩니다. 배리는 평소 7명의 누나들에게 찍소리도 못할 정도로 괴롭힘을 당하며 살아왔는데요 생일파티에 초대받게 된 배리는 게이가 아니냐는 소리부터 시작해서 여러 이야기들로 정신적으로 공격을 당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유리창을 전부 부숴버리고는 매형에게 힘들다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던 배리는 어느 날 신문에 있는 폰 섹스 회사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개인정보를 모두 털어놓게 되어 악덕업체인 '매트리스' 에게 돈을 갈취당하고 맙니다. 그런 와중 레나와 사랑에 빠지게 된 배리는 하와이 여행을 하고 돌아오지만 계속되는 '매트리스'의 협박에서 사랑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미쳐있지만 괜찮아
연기를 하는 배우들과 보고 있는 사람까지 펀치 드렁크한 상태로 만든다. 그래도 좋은 느낌이라 싫지가 않다. 영화 내내 쿵쾅거리는 사운드는 불안정한 배리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 보는 동안 정신없는 영화니까 사운드에 맞춰서 잘 따라오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의 몽글몽글 해지는 색감이 너무나 좋아서 1시간 30분이 정말 순식간에 사라진 영화였다.
영화는 다분히 미쳐있다. 갑자기 등장한 어딘가 고장 난 오르간은 배리의 불안정한 모습을 대변해 주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 만나기를 두려워하고 솔직하지 못하고 화가 나면 참지 못하고 무언가 부숴버리고 가끔 아무 이유 없이 울어버리고 푸딩을 사서 포인트로 여행을 계획하고 신문에 있는 폰 섹스 회사에 전화를 걸어 자기의 개인정보와 고민을 털어놓는 배리와 이런 배리를 좋아하는 레나. 레나는 이런 배리의 행동을 못마땅해하거나 타이르지 않고 기다려 준다. 이런 레나의 사랑은 배리를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삐걱거리던 오르간이 제 소리를 내기 시작할 때 비로소 사랑이 시작된 것을 알 수 있다.
푸딩과 같이 몽글몽글한 사랑
모으고 모으던 푸딩을 여행 마일리지로 바꿀 수 있게 된 후 하게 되는 배리의 대사이다.
8주 후면 푸딩 마일리지가 나와요
그때까지 당신이 기다려만 준다면
당신 가는 어디든 나도 갈 수 있어요
영화에서의 장면들과 표현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과는 거리가 멀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도 별반 다를 건 없지 않을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할 수 없는 사랑과 삶을 살아가기에 우린 모두 재밌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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